감성독서(소설)

봄에 나는 없었다.

쿨_픽 2025. 12. 31. 16:20

저자: 애거사 크리스티 / 출판: 포레

워낙 유명한 작가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이라 믿고 읽게 되었다.
애거사 크리스티 하면 추리 소설을 떠올리지만 이번 책은 인간의 내면을 생각할 수 있는 소설이다.
모든 것을 완벽히 처리하는 옛말로 '현모양처' 스타일의 주인공 '조앤 스쿠다모어'는 이상적인 가정을 꿈꾸며 남편과 아이들을 살뜰하게 챙기며 지역 봉사활동도 활발히 하는 깔끔한 성격의 중년 여성이다.
내가 아니면 누가 챙기나 하는 맘으로 가정에 열심히 집중하는 모습을 본다.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여성의 모습이라 익숙하다.
그리고 항상 따라오는 단어 '희생' 
자신의 희생과 노력으로 가정이 이 정도로 유지된다는 자부심.
책의 제목에서 암시하는 듯 뭔가 가려진 사실이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계속 읽어 내려갔다.
조앤은 자기 관리도 열심히 하고 가족들에게 열정 넘치는 엄마이자 아내이다.
뜻하지 않게 여행 중에 고립되면서 사막에서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마주하는 그녀의 내면과 진실을 보게 되는 시간.
잘 가꾸어온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의식, 무의식에서 회피했던 두려움이 심리  자기의 틀에 맞는 부분만에 집중하는 모습에 안쓰럽다.
행복하다 완벽하다고 스스로를 자부했지만  남편과 자녀들에게 철저히 고립된 그녀.
스스로 만든 현실이기도 하지만  가족이라는 사람들의 가혹함도 느껴진다.
결국 변화를 기대했지만 다시 현실에 안주하며 바뀌지 않는 주인공.
깨달았지만 바뀌지 않는 아니 바뀔 수 없는 조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 떠오른다.
결정적 계기가 있더라도 다시 자기의 습성으로 돌아가 버리는 게 연약한 사람일 것이다.
마음먹은 대로 바뀌었다면 세상에 좀 달라졌겠지.
주인공의 예리한 심리 묘사가 현실감 있고 자기합리화하는 모습이 귀엽고 때때로는 자기틀에 갇혀있는 답답함도 보여준다.

평온한 가정을 유지하는 아내가 읽는다면 괜한 의심의 싹을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읽어본다면 자신의 내면의 행복에 좀 더 초점을 맞추게 될 것 같아 추천해 본다.

어머니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가정의 평온함이란 정말 행복일까? 아니면 희생한다는 착각의 안경 너머로 보이는 가정의 모습일까?

누구를 위한 희생인지 생각해 본다.

자기만족을 위해 오히려 가족들에게 순응을 강요하는 건 아닌지.

가정의 행복에 대한 시선을 돌아보게 되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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